지난달 국내 거주자의 외화예금 중 중국 위안화 예금만 늘어 그 비중이 처음으로 30%를 넘어섰다.

한국은행이 8일 발표한 ‘거주자 외화예금 현황’ 자료를 보면 지난 9월말 현재 거주자의 위안화 예금은 203억5천만달러(약 21조4천억원) 규모로, 한달 전보다 3억8천만달러어치 증가했다.

월간 증가폭은 8월의 37억8천만달러와 비교하면 크게 둔화된 수준이다.

그러나 미국 달러화로 예치된 외화예금(372억2천만달러)은 48억7천만달러 줄었다.

유로화(23억6천만달러), 엔화(25억3천만달러), 기타통화(12억2천만달러)도 각각 1억4천만달러, 2억달러, 9천만달러어치 감소했다.

이에 따라 전체 거주자 외화예금(636억8천만달러)은 한달 전보다 49억2천만달러 줄었다.

’나홀로’ 증가세에 힘입어 거주자 외화예금 중 위안화 예금의 비중은 32.0%로 높아졌다.

위안화 예금의 비중이 30%를 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달러화 예금 비중은 58.4%로, 사상 최저 수준으로 낮아졌다. 1년 전만 해도 달러화 예금의 비중은 84.4%에 달했다.

위안화 예금은 작년 5월 2억4천만달러에서 꾸준히 늘어 1년4개월만에 약 85배로 폭증했다.

저금리 시대를 맞아 국내 기관투자자들이 상대적으로 고금리가 적용되는 중국계 은행 서울지점에서 예금액을 대거 늘렸기 때문이다.

금융당국도 쏠림현상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해 최근 모니터링을 강화했다.

중국계 외은지점에서 위안화 예금의 금리는 연 3.3% 수준이다.

전재환 한은 자본이동분석팀 과장은 “달러화 예금은 분기 결산을 앞두고 기업들의 차입금 상환 수요가 늘어 감소했다”면서 “위안화 예금도 외환거래 시장에서 차익거래 유인이 줄어 증가폭은 둔화됐다”고 설명했다.

달러화 예금의 감소에는 한달새 달러당 47원가량 급등한 원·달러 환율의 상승세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9월말 거주자 외화예금을 가입 주체별로 보면 기업(577억5천만달러)은 한달 전보다 46억6천만달러 줄고 개인(59억3천만달러)은 2억6천만달러 감소했다.

은행별로는 국내은행(365억4천만달러)이 42억5천만달러 줄고 외은지점(271억4천만달러)은 6억7천만달러 감소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