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진영 장관의 ‘이메일’ 사임에 당황

복지부, 진영 장관의 ‘이메일’ 사임에 당황

입력 2013-09-27 00:00
업데이트 2013-09-27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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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기초연금 정부안이 자신의 대선 공약보다 후퇴한 데 대해 “어르신들 모두에게 지급하지 못하는 결과에 죄송한 마음”이라고 사과한 다음 날인 27일.

서울 계동의 보건복지부 기자실에서 기자들은 이날 점심을 앞두고 출처가 명확하지 않은 이메일을 한통 받고 적잖은 혼란에 빠졌다. ‘보건복지부 장관직을 사임하면서’라는 제목을 단 이메일이었다.

기자들은 너나없이 다소 황당하다는 반응이었다. 장관이 물러나면서 출입기자들에게, 그것도 현재의 출입기자명단이 아니라 예전 출입기자명단에 있는 이메일 주소로 사임 이메일을 보낸 형식이 너무 낯설었기 때문이다. 심지어 출입처가 바뀌어 최근 복지부를 출입하게 된 일부 기자는 이메일을 받지도 못했다.

하지만 기자들은 사안의 중요성을 고려해 이메일이 장난은 아닌지 등 진위를 확인하느라 이곳저곳에 전화를 거는 등 한동안 법석을 떨었다.

이날 진 장관은 복지부 청사로 출근하지 않았고, 휴대전화도 꺼져 있었다.

장관 비서실은 물론 복지부 대변인실조차 진 장관이 사임했는지 모르고 있었다. 부내 다른 고위 공무원들도 마찬가지였다.

복지부 직원 누구에게도 자신의 거취에 대해 아무런 말도 하지 않은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복지부 직원들은 진 장관이 이미 사의 표명을 한 만큼, 언젠가는 나갈 것이라고 여기고는 있었지만, 일부 직원들에게 조차 사전에 알리지 않고, 이런 방식으로 사퇴한 데 대해 당황해 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기자들은 급하게 국회의원을 겸직하고 있는 진 장관의 의원실 측근 보좌관을 통해 진 장관이 실제로 장관직을 사임했다는 사실을 겨우 확인할 수 있었다.

진 장관은 3선 의원으로 평소 입이 무겁고 자신의 감정을 쉽게 드러내지 않는 예의 바른 신사로 정평이 나있다. 그래서 ‘젠틀맨’이란 별칭이 따라다녔고, 2004년 국회 등원 이후 ‘백봉 신사상’ 베스트 의원으로 세 차례나 뽑혔다.

진 장관은 또 대선 때 새누리당 정책위의장을 지냈고,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부위원장으로 박근혜 정부의 국정과제를 총괄 정리했다. 그래서 진 장관에게는 언제나 ‘실세’라는 꼬리표가 따라붙었다.

하지만 지난 22일께 부터 불거진 사의 검토설에서 부터 27일 이메일 사퇴에 이르는 동안의 처신은 그런 이미지와 정치적 비중과는 너무나 거리가 멀었다는 평을 면할수 없게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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