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국내 외환유동성 상황 면멸히 살펴야”

전문가들 “국내 외환유동성 상황 면멸히 살펴야”

입력 2013-08-21 00:00
업데이트 2013-08-21 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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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亞 신흥국 위기조짐, 예견했던 일”

미국 양적완화 축소가 점차 다가오면서 신흥국 금융시장이 출렁이고 있다.

인도와 인도네시아가 위기설에 휩싸이는 등 아시아 신흥국 시장의 자금이탈 우려가 증폭된 데 대해 전문가들은 “어느 정도 예견된 것이며 매우 심각하게 위험한 상황은 아니다”라고 진단했다.

이들은 아시아 신흥국 시장이 어려움을 겪는다 해도 한국의 경우 금융시장 펀더멘털 등을 감안하면 큰 타격을 받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단기적으로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지는 것은 피할 수 없으므로 당국이 외환유동성, 금융기관 상황 등을 면밀하게 살피며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김성태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

미국 출구전략에 따라 신흥국 통화나 증시가 어느정도 출렁대는 것은 예견된 상황이다. 인도 등 주요 신흥국 성장률 하향 조정되는 등 영향이 그동안에도 곳곳에서 나타났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위험이 심각한 수준은 아니라고 본다. 신흥국으로부터 한국이나 주요 선진국으로 도미노처럼 어려움이 닥치는 최악의 시나리오도 실현될 가능성은 낮다.

동남아 국가는 이미 위기 경험이 있어서 어느 정도 준비가 돼있을 것이고, 신흥국 위험이 심각해지면 미국도 양적완화 속도를 조절하는 등 대응을 할 여지가 있다.

한국 경제도 큰 영향을 받지는 않을 것이다. 중국이 아닌 이상 인도 등 다른 신흥국의 위기가 한국에 직접적으로 엄청난 영향을 주기는 어렵다.

한국은 외환위기 트라우마가 있어서 늘 불안해하지만 15년 전과 지금은 외환건전성 준비 등의 차원에서 상황이 많이 다르다. 혹시 일이 터지면 적극적으로 대응은 하겠지만 지금 당장은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 오정근 아시아금융학회장(고려대 경제학과 교수)

한국은 인도, 인도네시아, 브라질에 직접적으로 취약한 구조는 아니다. 다만 1997년 금융위기 당시처럼 아시아 지역 위기가 전염될 우려는 있다.

미국에서 지난 6월 출구전략 로드맵을 발표했을 때 인도네시아 CDS프리미엄이 올랐는데, 한국도 크게 상승했다. 로드맵이 아니라 실제 시행하는 경우 인도, 인도네시아 등에서 큰 충격을 받으면 한국에도 타격이 크겠다는 생각을 한다.

한국에 가장 심각한 경우는 외화보유액, 외국과의 통화스와프, 한국 금융기관이 다른 나라와 긴급할 때 교류할 수 있는 커미티드 라인 등 외화유동성이 부족해서 문제가 생길 때다. 이 3가지를 잘 대비해야 한다.

출구전략은 세 단계가 있다. 첫째는 돈 푸는 것을 줄이는 것인데 이번 10월 정도 시작해 내년 중반까지 갈 것으로 본다. 두번째는 내년 하반기부터 2015년 정도까지 제로금리를 정상화시키는 것이 될 것이고, 세번째가 지금 현재 엄청 풀려있는 돈을 회수하는 것으로 최소 2~3년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

미국이 앞으로 이 단계를 밟고 유럽, 일본도 같이 간다고 보면 앞으로 3~4년 정도는 간다고 보고 한국은 충분한 외화유동성을 확보해야 한다. 지금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한다.

◇ 삼성경제연구소 정영식 수석연구원

미국 경기지표가 좋아지면서 양적완화 축소가 임박한 게 아니냐는 시각에 시장 흐름이 움직이면서 신흥국 위기가 보다 가시화되고 있다. 경제 펀더멘탈이 취약한 인도, 브라질, 터키, 남아공 등 국가가 위험해질 수 있다고 전에도 예견됐었다.

신흥국이 위기를 맞으면 한국도 금융, 실물에서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여서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은 높다. 그러나 한국에서 위기로까지 전이될 가능성은 예전에 비해 낮아졌다. 단기외채, 외환보유액 상황 등 펀더멘털이 개선됐고 자본유출 변동 완화 조치 등으로 외환건전성도 나아졌기 때문이다.

1997년이나 2008년 위기 당시에는 전반적으로 경상수지가 안 좋아졌었다. 적자가 커지거나 흑자가 급감했는데, 지금은 경상수지가 대규모 흑자를 시현하고 있고 사상 최대치 기록 전망도 나온다. 과거와 같은 대규모 외국인 자금 이탈이나 위기 가능성은 낮아진 것으로 본다.

정부는 위기설이 불거지는 원인을 살펴 대응해야 할 것이다. 외국인 채권 만기 집중시기에 외국인자금이 이탈하지는 않는지 등을 살펴 대비책을 마련하고, 금융기관, 외환유동성 등을 계속 지켜봐야 한다. 통화스왑도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늘려놓는다거나 재개하는 등 준비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

신흥국 자금이 미국 출구전략으로 본국으로 돌아가면서 단기적으로 변동성이 커지면 글로벌 금융시장이 예전보다 연결돼 있어 어떤 식으로 움직일지 모른다.

미국 출구전략 시행 가능성 뿐 아니라 일본 아베노믹스, 중국 구조조정 문제, 유럽의 9월 국채 만기도래 시점 등이 같이 엮이면서 우려가 더 나오는 것 같다.

이것들이 모두 글로벌 금융시장을 건드리면 한국에 오는 영향이 클 것이다. 그러나 인도나 태국 등 신흥국 상황만 놓고 볼 땐 거래 수출 비중 등으로 봐서 실물적으로는 영향이 먼 상황이다.

이들 나라도 기초 체력이 있어 이유없이 빠져나가는 투기자금을 감내할 수 있는 정도이거나 기간이 짧으면 그냥 해프닝에 그칠 수 있다.

한국은 외환위기 경험이 있으니 신흥국 상황 살피면서 대비를 하면 오히려 더 국내 시장에 들어와있는 해외 자금에도 안정감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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