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투증권 패키지 쪼개 팔기로…금융권 쟁탈전 예고

우투증권 패키지 쪼개 팔기로…금융권 쟁탈전 예고

입력 2013-08-14 00:00
업데이트 2013-08-14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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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6일 시작되는 우리투자증권 패키지 매각은 정부가 추진하는 우리금융 민영화의 2단계 절차다.

1단계인 지방은행(경남·광주은행) 매각은 이미 지난달 시작됐다.

우리투자증권 패키지는 다시 3~6조각으로 분할 매각될 가능성이 크다. 잠재적 매수자의 입맛에 맞춰 시장에 내놓되 공적자금 회수를 극대화하는 게 원칙이다.

패키지의 핵심 매물인 우리투자증권을 놓고 KB, 농협, 하나 등 주요 금융지주사를 비롯해 일부 증권사와 보험사가 입찰 참여를 저울질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6개 계열사 쪼개 팔기로…조합방식 다양

우리투자증권 패키지 매각은 지방은행 매각과 달리 다양한 경우의 수가 만들어질 수 있다.

패키지에 들어간 우리금융 6개 계열사(우리투자증권, 우리아비바생명, 우리자산운용, 우리파이낸셜, 우리F&I, 우리금융저축은행)의 분할 방식에 따라서다.

일단 매각공고안에는 구체적인 조합 방식이 제시되지는 않는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놔 최대한 많은 참여자를 끌어들이고, 이들과 협상을 통해 매각 가격을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우리금융 고위 관계자는 14일 “(분할 방식을) 미리 정해놓고 들어갈 필요는 없다”며 “관심 있는 수요자들이 오면 협상의 여지를 남겨놔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일단 ‘4(우리투자증권, 우리아비바생명, 우리자산운용, 우리금융저축은행)+1(우리파이낸셜)+1(우리F&I)’ 방식이 어떻겠느냐고 매각을 주도하는 우리금융 쪽에 제안한 상태다.

비교적 수익성이 좋은 우리파이낸셜과 우리F&I는 독자 매각도 가능하지만, 우리아비바생명 등 3개 계열사는 우리투자증권과 묶어야 팔릴 수 있다고 본 것이다.

공적자금관리위원회 관계자는 “우리투자증권 패키지 매각을 고려하면서 사전 시장 조사를 해보니 우리파이낸셜과 우리F&I는 시장에서 수요가 있었다”며 “잘 안 팔릴 것 같은 계열사는 우리투자증권에 끼워넣었다”고 말했다.

다만, 실제 매각 과정에선 우리투자증권 등 4개 계열사의 묶음을 고집하지는 않을 방침이다. 입찰 참여자들이 가장 매력이 높은 우리투자증권만 사려고 하거나, 예상과 달리 나머지 3개 계열사 가운데 1~2개를 사겠다는 수요자가 나타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금융권에선 4개 계열사 묶음 가운데 우리자산운용과 우리금융저축은행도 개별 매각하는 방식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최대한 빨리 비싸게 팔겠다는 원칙에 충실하도록 매각자문사들이 시장 수요를 살펴가면서 유연하게 협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우투증권, ‘주인 없는’ 금융회사 품에 갈까

우리투자증권 패키지 매각의 예비입찰은 오는 10월께 마감된다. 지방은행 매각에선 유력한 인수 희망자들이 일찌감치 입찰 참여를 공언했지만, 우리투자증권 패키지 매각은 예비입찰 마감까지 눈치작전이 펼쳐질 공산이 크다.

일단 시장에서 먼저 손꼽히는 인수 후보는 KB금융지주와 농협금융지주다. 두 금융지주 모두 증권 계열사의 규모가 작고 경쟁력이 뒤처져 증권업계 선두권인 우리투자증권을 탐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임영록 KB금융 회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KB금융은 비은행 부분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해왔다”며 “KB금융에 절실하게 필요한 대상에 대해 비은행 부분의 다각화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농협금융도 임종룡 회장이 우리투자증권 인수에 대한 의지를 표명한 가운데 농협카드에 관련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인수전 참여에 필요한 검토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대투증권, 교보증권, IBK투자증권을 가진 하나금융지주, 교보생명, 기업은행도 우리투자증권을 인수해 증권 분야의 영토 확장을 노릴 가능성이 있다. 시장에선 HMC투자증권을 가진 현대차그룹과 미래에셋그룹 등도 관심을 둔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투자증권 인수의 장점은 업계 1위로 도약할 수 있다는 점이 거론된다. 총자산 24조원에 119개 점포망과 2천500여명의 인력을 거느린 우리투자증권은 투자금융, 위탁매매, 자산관리 등 사업부문에서 경쟁력과 균형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는다.

그러나 증권업계의 업황이 좋지 않은 데다 정부가 바라는 가격과 시장에서 평가하는 가격 사이에 괴리가 적지 않다는 점이 걸림돌이다. 이런 측면에서 ‘주인 없는’ 금융회사가 가져갈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개별 매각이 사실상 확정된 우리파이낸셜과 우리F&I의 경우 할부금융 시장과 부실채권(NPL) 매각 시장에서 나름의 경쟁력과 수익성을 확보한 것으로 받아들여져 가격만 적당하면 경쟁 업체나 후발 주자의 인수전 참여가 점쳐진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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