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국 충격이 다시 선진국에 전파”’역 파급효과’ 문제 제기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국제회의에서 미국의 출구전략에 따른 부작용을 막기 위한 글로벌 정책공조를 제안하기로 했다.

현 부총리는 19∼20일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회의’에 참석해 G20 차원의 정책공조 방향을 논의한다고 기재부가 16일 밝혔다.

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회의는 9월 5∼6일로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의제별 작업 진행상황과 성과물을 점검하는 자리이다.

이번 회의에서는 지난 4월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G20 재무장관 회의 이후 발생한 세계경제와 금융시장의 동향을 점검하고 회의결과를 담은 공동선언문을 채택할 예정이다.

회의는 7개 세션으로 구성되며 세계경제 위험요인 점검과 거시정책공조, 국제금융체제 개혁, 조세회피 방지, 금융규제 등이 의제로 논의된다.

특히 미국의 출구전략이 회의 의제로 채택됨에 따라 신흥국의 급격한 자본유출, 글로벌 금리급등 등 양적완화 축소에 따른 부정적 파급효과(spillover)를 줄이기 위한 G20 차원의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현 부총리는 회의에서 미국이 자국 상황뿐만 아니라 글로벌 파급효과를 고려해 출구전략의 시기와 속도, 방법을 신중히 결정하고 정책방향을 시장과 명확히 소통해 불확실성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강조할 계획이다.

선진국의 동참을 끌어내기 위해 신흥국으로 전이된 파급효과가 다시 선진국으로 번져 위기를 악화시킬 수 있다는 ‘역 파급효과’를 강조할 방침이다.

또 일본, 유럽에는 강도 높은 구조개혁으로 확장적 거시경제정책을 지속 가능한 성장으로 연결시켜야 한다고 호소하기로 했다.

다만, 이슈가 출구전략 대응책으로 넘어간 만큼 일본 아베노믹스의 문제점을 직접적으로 거론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신흥국을 대상으로는 거시경제의 안정적 운용과 거시건전성 조치를 통해 외부충격에 대한 완충장치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할 계획이다.

미국 출구전략 논의의 연장선상에서 금융위기 시 작동하는 글로벌 금융안전망에 대한 논의도 이뤄진다.

이와 관련 현 부총리는 국제통화기금(IMF)과 지역금융안정망(RFA) 간 공조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한편, 지역금융안전망 간의 협력을 늘리기 위해 대화채널인 RFA 포럼 구성을 제안하기로 했다.

역외탈세 방지 등 조세 이슈와 관련해서는 다국적기업의 공격적 조세회피(BEPS)에 대응하려는 G20 차원의 액션플랜을 지지하는 한편 한국의 지하경제 양성화 정책 사례를 소개할 계획이다.

이번 회의 기간에는 G20 고용·재무장관 합동회의도 열려 고용률 제고와 관련 정책논의가 이뤄진다. 현 부총리는 선도발언을 통해 박근혜 정부의 ‘고용률 70%’ 로드맵을 설명할 예정이다.

현 부총리는 이밖에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를 비롯해 미국, 중국, 독일, 호주 등 주요국 재무장관과 양자면담도 가지기로 했다.

현 부총리는 재무장관 회의참석을 앞두고 기자간담회에서 “미국 양적완화 축소에 대해 우리는 대비하겠지만 미국도 상대국을 생각해서 축소 속도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며 “신흥국 충격이 선진국에 미치는 역 파급효과도 있는 만큼 각국 공조를 이끌어낼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