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얼마나 심했으면’ 보험사 줄줄이 사명 변경

‘불황 얼마나 심했으면’ 보험사 줄줄이 사명 변경

입력 2013-02-21 00:00
업데이트 2013-02-21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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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티스ㆍ우리아비바ㆍ카디프ㆍING 등 바꾸거나 검토

불황 장기화로 경영난에 처한 보험사가 사명을 바꿔가며 대변신을 시도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2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차티스손해보험은 2013회계연도가 시작하는 오는 4월부터 AIG손해보험으로 이름을 바꾸기로 했다.

차티스손보 관계자는 “AIG 본사 방침에 맞춰 차티스에서 AIG손해보험으로 사명을 변경하기로 하고 내부 작업을 하고 있다”면서 “경기 블황을 극복하고 재도약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AIG그룹이 2008년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의 실마리를 제공한 사실이 알려지고서 세계적으로 이미지가 실추되자 당시 한국에 진출한 AIG생명과 AIG손보가 AIG 계열임을 숨겼다. AIA생명과 차티스손보로 각각 개명한 것이다.

그러나 AIG그룹이 최근 정상화 국면에 접어들고 금융 위기 여파도 진정되자 본명을 되찾으려고 노력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한국인에게 여전히 낯선 AIA나 차티스 대신에 세계적으로 유명한 AIG 간판을 다시 내걸고 불황기를 돌파하겠다는 의도가 큰 것으로 보인다.

차티스는 지난해 한국 지점에서 한국 법인으로 승격해 AIG 보험 부문에서도 전략 지역으로 부상한 상황이다.

우리아비바생명도 연내에 우리생명으로 개명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아비바생명은 2008년 우리금융과 영국계 아비바그룹이 LIG생명을 인수해 창립한 보험사다.

그러나 ‘아비바’라는 이름이 낯설어 요즘에도 114에 전화를 걸어 ‘우리알리바바생명’이란 이름을 대며 찾는 고객이 있을 정도로 여전히 생소하다.

우리금융은 아비바그룹이 우리아비바생명 지분을 정리하기로 해 가격 협상을 진행 중이다. 우리아비바생명은 오는 23일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에서 충정로로 사옥까지 옮겨 장기 불황을 극복하고 중위권 생보사로 도약할 준비하고 있다.

대한생명은 지난해 대내외의 반대 기류에도 한화생명으로 이름을 바꿨다.

그러나 배우 김태희 등을 광고모델로 내세워 이미지 쇄신에 주력한 결과 경기 침체 속에서도 생명보험업계 2위 자리를 유지하고 안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생보업계 꼴찌였던 녹십자생명은 지난해 현대차그룹에 인수되면서 현대라이프로 이름을 바꿨다. 정태영 현대카드 사장이 현대라이프 이사회 의장을 맡으면서 선진 마케팅 기법을 도입해 불황에도 보험업계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프랑스 계열인 카디프생명도 최근 변신했다.

프랑스 최대 금융사인 BNP파리바를 사명에 추가했다. 요즘엔 BNP파리바카디프생명이 공식 명칭이다.

카디프생명 관계자는 “보험 영업 환경이 전반적으로 좋지 않자 BNP파리바가 한국에서 이름을 적극 알리고 보험 부문을 키우겠다는 의지에서 사명을 바꾼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올해 ING생명 한국법인도 매각 리스트에 올라 새 주인에 맞춰 사명을 채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순재 보험’으로 유명한 라이나생명도 고민 중이다.

라이나생명은 미국 시그나그룹 소속으로 ‘시그나’가 미국에서는 유명한 보험 브랜드지만 국내에는 생소해 ‘라이나’라는 이름을 쓰고 있다. 그러나 미국 본사와 통일성이 떨어져 ‘시그나’로 통일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라이나생명 관계자는 “탤런트 이순재씨 등의 광고 효과로 라이나생명이라는 브랜드가 한국에 정착한 상황에서 다시 사명을 바꾸는데 어려움이 많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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