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조건… 은행들 내년 상반기까지 버틸 달러 확보하라”

“무조건… 은행들 내년 상반기까지 버틸 달러 확보하라”

입력 2011-09-24 00:00
업데이트 2011-09-24 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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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신용경색 현실화… 금융위 “외화유동성 확보” 특명

세계경제가 위기 국면으로 진입하면서 전 세계가 달러 확보 전쟁에 돌입했다. 미국과 유럽의 대형 은행들이 안전자산인 달러 확보에 나선 가운데 금융 당국은 23일 은행 외환담당자들을 긴급히 불러 무조건 달러 확보를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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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원회는 이날 오전 9시 30분 시중·지방은행 외환담당 임원 소집령을 내렸다. 한 시간 뒤 서울 여의도 금융위 청사에서 열린 ‘외환유동성 확보 긴급회의’에 참석한 15명의 은행 외환담당자들에게 금융위 당국자는 “현재 시중은행들이 연말까지 신용경색이 생겨도 버틸 정도의 외화유동성을 갖추고 있다.”면서 하지만 이번 금융불안이 내년까지 지속될 수 있어 내일 신용경색이 현실화돼도 내년 상반기까지 버틸 수 있는 외화유동성을 확보하라고 주문했다. 회의에 참석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융 당국이 달러 확보 비용에 연연하지 말고 무조건 늘리라고 했다.”면서 “특히 외화 채권 발생에 있어 금리에 연연하기보다 성사시키는 것이 우선이라고 당부했다.”고 전했다.

외화유동성이 충분하다고 강조하던 금융 당국이 전격적으로 달러 확보 전쟁에 뛰어든 것은 신용경색이 유럽과 미국 등에서 우리나라까지 전이됐기 때문이다. 국내 시중은행들도 외국계 은행에서 달러를 차입하기가 힘들어졌다. A은행은 2주 전 10억 달러 규모의 10년 만기 채권을 발행했다. 당시 조달 금리는 미국 국채금리에 2.45%의 가산 금리를 붙인 수준이었는데, 현재 이 채권의 가산금리는 0.55% 포인트 급등한 3%까지 치솟았다. 금융시장이 불안하니 외국 투자자들이 상대적으로 안전한 채권 투자에도 소극적인 태도를 보인 것이다.

B은행은 독일계 은행과 늘 해왔던 단기 외채 만기 연장에 실패했다. 유럽계 은행이 국내 은행과 만나는 것조차 꺼리는 분위기다. 이 은행의 관계자는 “국내 은행들은 사실상 단기 자금의 만기 연장이 불가능한 상황”이라면서 “대부분의 유럽과 미국 은행들이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자산 줄이기에 나섰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신용경색 상황이 지속될 경우 시중은행이 국내에서 외화 대출을 줄이면서 중소기업은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은행업계는 최악의 경우 정부 자금이 필요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기획재정부도 이날 10시 30분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두산중공업 등 주요 수출업체 재무담당 임원들을 과천청사로 불러 외환시장 안정을 위해 협조해 달라고 주문했다. 쥐고 있는 달러를 내놓으라는 강력한 지침인 셈이다. 재정부는 수출대금으로 받은 달러를 쌓아 놓고 환전을 미룰 경우 기업들이 큰 손실을 볼 수 있다고 경고하고 달러 매도를 늦추는 래깅 전략을 구사하는 것을 자제해 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감독원은 이날 증권시장 안정을 위해 외국으로 자금이 이탈되는 징후가 나타나면 일일 모니터링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경주·오달란기자 kdlrudwn@seoul.co.kr

2011-09-24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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