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정지 저축銀 ‘큰손’ 미리 돈 뺐나

영업정지 저축銀 ‘큰손’ 미리 돈 뺐나

입력 2011-09-22 00:00
업데이트 2011-09-22 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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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진단 기간 80일 동안 7곳서 고객 14만명 감소…예금잔액도 1916억 줄어

금융 당국이 저축은행 구조조정을 위해 경영진단을 시작한 지난 7월 초부터 영업정지 발표 시점까지 7개 저축은행의 예금자가 14만명가량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예금 피해자들 사이에서는 이들 저축은행이 영업정지될 것을 먼저 알고 돈을 뺀 사람들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온다. 금융 당국은 대주주·임직원 및 특수관계인에 대해 8월 말부터 매일 예금 인출상황을 체크했지만 눈에 띄는 큰 변화는 없었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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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정지 저축은행의 가지급금(2000만원 한도) 지급을 하루 앞둔 21일 경기도 성남 수정구의 토마토저축은행 지점 앞에서 예금자들이 돗자리를 펴고 밤새 기다리고 있다. 가지급금은 영업정지 저축은행의 인근 농협중앙회, 우리, 신한, 하나, 기업은행 170여개 지점에서도 받을 수 있다. 연합뉴스
영업정지 저축은행의 가지급금(2000만원 한도) 지급을 하루 앞둔 21일 경기도 성남 수정구의 토마토저축은행 지점 앞에서 예금자들이 돗자리를 펴고 밤새 기다리고 있다. 가지급금은 영업정지 저축은행의 인근 농협중앙회, 우리, 신한, 하나, 기업은행 170여개 지점에서도 받을 수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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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예금보험공사와 저축은행중앙회 등에 따르면 경영진단을 시작한 7월 초부터 영업정지 시점인 지난 18일까지 영업정지된 7개 저축은행의 예금자 수는 69만 9368명에서 55만 8667명으로 20.1%(14만 701명) 감소했다.

이는 저축은행들이 영업정지 직전에 고금리로 고객을 유혹하면서 피해자가 늘었다는 현장의 목소리를 고려할 때 상당한 감소 폭이다. 영업정지된 7개 저축은행은 금융 당국의 경영진단 기간(7월 1일~9월 18일) 동안 전체 저축은행의 평균 이자율 상승폭인 0.11% 포인트(정기예금 1년 만기 기준)보다 최대 7배나 이자율을 올렸다. 이에 따라 7개 저축은행의 예금잔액도 11조 4357억원에서 11조 2441억원으로 1916억원(1.68%) 감소했다. 대영저축은행이 14.2%(842억원)로 가장 많이 줄었고, 파랑새(7.6% 314억원), 제일(3.1% 938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예금잔액 증가분이 예금자 수의 늘어난 폭보다 적은 이유는 영업정지를 앞두고 예금금리가 높아지면서 고액을 맡긴 투자자가 늘어난 데다 저축은행 대주주의 특수관계인 등이 유동성 확보를 위해 수십억원대의 자금을 맡겼기 때문으로 보인다.

일부 피해자들은 부산저축은행그룹처럼 금융 당국의 경영진단 기간 동안 영업정지 가능성에 대한 정보를 듣고 돈을 미리 인출한 이들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한다.

이에 대해 금융 당국 관계자는 “8월 말부터 영업정지된 7개 저축은행에 파견된 감독관들이 임직원 및 특수관계인에 대해 매일 예금 인출상황을 검사했다.”면서 “9월 초순에 조금 늘어난 부분이 있지만 만기자금이거나 추석 자금 수요 정도였다.”고 말했다.

이경주·임주형기자 kdlrudwn@seoul.co.kr

2011-09-22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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