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동설한 다 지나니 이제와서 난방용 등유가 인하?

엄동설한 다 지나니 이제와서 난방용 등유가 인하?

입력 2011-02-21 00:00
업데이트 2011-02-21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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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국내 4개 정유사가 일제히 등유값을 내렸지만 이들에 대한 시선은 여전히 따갑다.

21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각 정유사는 고유가에 따른 서민 경제의 고통을 분담한다며 17일 실내·보일러 등유의 공급가격을 ℓ당 50∼60원 내렸다.

각 정유사가 대리점에 등유를 공급하는 세전가격이 ℓ당 875원 정도임을 고려하면 인하폭은 6∼7% 정도로 적다고 할 순 없다.

하지만 정유사가 등유 공급가격을 전격 인하한다고 동시다발적으로 발표한 때가 공교롭게도 한파가 사실상 지나간 시점이라는 점에서 서민들이 인하 효과를 체감하기에는 실기(失期)한 게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다.

등유는 가정과 업소의 실내 난로, 기름 보일러, 비닐하우스 난방 등에 주로 쓰이기 때문이다.

등유 가격이 2008년 9월 이후 최고가격을 기록하기 시작한 것이 지난해 12월 말부터였는데 한파로 한창 등유를 많이 쓰던 때에는 인하 압박에 아랑곳하지 않다가 겨울이 끝나가니 등유만 가격을 내린다며 생색을 내고 있다는 것이다.

소비자로서는 정작 가격 인하가 절실한 제품은 휘발유와 자동차용 경유인데 정유사는 이들 제품에 대해서는 “국제 거래 가격에 연동해야 한다”며 등유와 같은 ‘고통분담 인하’는 외면하고 있다.

정유사가 등유의 가격을 ‘통 크게’ 내릴 수 있었던 것은 등유 제품의 판매 비중이 낮아 가격 인하에 따른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시각도 있다.

2009년 기준 국내 석유소비량을 보면 경유가 1억3천만 배럴, 휘발유와 벙커C유가 모두 6천600만 배럴씩인데 비해 등유는 2천500만 배럴로 항공유(2천600만 배럴)보다도 적다.

이에 대해 정유업계의 한 관계자는 “휘발유만 해도 자가용이 있는 중산층 이상이 주 소비자층이지만 등유는 그야말로 ‘서민 연료’여서 실질적으로 서민 생활에 도움이 돼야 한다는 판단으로 등유 가격을 최대한 내린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등유의 소비가 초봄인 4월까지도 이어지기 때문에 공급가를 4월까지 인하하기로 한 것”이라며 “휘발유를 ℓ당 10∼20원 내리는 것보다 등유를 50원 이상 내리는 게 인하효과 체감도가 높다고 본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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