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 웃돈 경제성적…금리 또 올릴까

예상 웃돈 경제성적…금리 또 올릴까

입력 2010-07-26 00:00
업데이트 2010-07-26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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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반기 우리나라의 경제 성적이 예상보다 좋았다.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상반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즉 경제 성장률은 작년 동기 대비 7.6%로 잠정 집계됐다.반기 기준으로 10년 만에 가장 높은 성장률이다.지난 12일 발표된 한은의 수정 전망치 7.4%보다 0.2%포인트 높다.

 성장 추세를 가늠하는 전기 대비 성장률 역시 2분기에 1.5%로 수정 전망치 1.2%를 0.3%포인트 웃돌았다.

 한은이 이날 성장률을 발표하면서 최근의 경기 국면을 ‘확장기’라고 진단해 올해 하반기 중 기준금리가 추가 인상될 가능성은 더욱 짙어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처럼 높은 수치에는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던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하는 데서 비롯하는 기저효과가 상당 부분 작용했다는 분석이다.하반기부터는 이만큼 높은 수치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높은 성장률 역시 지난 9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릴 때도 충분히 고려됐을 것이라는 점에서 다음 달 12일에 두 달 연속 기준금리를 인상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연간 6% 성장 가능…민간 부문이 견인

 한은은 당초 올해 성장률을 5.9%로 예상했다.여기에는 작년 동기 대비 성장률이 상반기 7.4%,하반기 4.5%가 될 것이라는 전제가 깔렸다.

 이날 잠정 추산된 실제 성장률은 상반기 7.6%로 2000년 상반기 10.8% 이후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상반기 성장률이 예상치보다 0.2%포인트 높은 것으로,연간으로 확장하면 0.1%포인트 높아질 수 있다는 뜻이다.

 결국 올해 연간 성장률이 6%를 기록할 수 있다는 전망으로 이어진다.정부도 올해 성장률 6%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이는 2002년 7.2% 이후 8년 만에 가장 높은 연간 성장률이다.

 성장률이 예상보다 높은 것은 국제 금융위기 이후 정부의 경기 부양과 수출에만 기대던 우리 경제가 민간 부문과 내수의 성장 동력을 되찾은 덕으로 풀이된다.

 한은 김명기 경제통계국장은 “소비,투자,재고를 합한 민간 부문 내수의 성장 기여도가 올해 1분기 1.1%포인트에서 2분기 2.2%포인트로 높아졌다”며 “그동안의 수출 호조 효과가 민간 내수로 확산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상반기 민간 소비는 작년 동기 대비 5.0% 늘어 한은 예상치(4.9%)를 넘었다.설비 투자는 29.4%나 증가해 예상치(20.9%)를 크게 웃돌았다.재고 증감률은 1분기 2.2%에서 2분기 4.4%로 높아졌다.

 현대경제연구원 유병규 경제연구본부장은 “내·외수 동반 성장이 높은 성장률을 이끌었다”며 “아시아 지역의 경기가 빠르게 회복해 수출이 잘 이뤄진 것도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건설 부문은 ‘나 홀로’ 부진을 면치 못해 2분기 건설 투자는 1분기보다 2.7%나 감소했다.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은 -3.4%를 기록해 2008년 4분기 -7.7% 이후 1년 6개월 만에 감소세를 보였다.

 이에 따라 2분기 건설업 생산도 -0.6%를 기록해 2008년 4분기 -6.8% 이후 1년6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기저효과 작용”…성장 지속 여부가 관건

 예상보다 높은 성장률은 하반기 출구전략,다시 말해 기준금리 인상 속도가 더 빨라지는 것 아니냐는 전망을 가능하게 한다.

 김명기 국장이 이날 경제 성장률을 설명하는 자리에서 “우리 경제가 예상보다 강한 성장세를 지속해 금융위기 이전의 정상 수준 회복에서 더 나아가 어쩌면 확장 국면에 진입해 있을 가능성을 나타냈다”고 언급한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경기가 순환 주기상 고점에 가까워지는 확장기에 접어들었기 때문에 기준금리 인상 등 경기 과열을 예방하고 성장세를 진정시키는 정책 수단이 고려돼야 한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삼성증권 최석원 연구원은 “미국 경제가 조금 둔화했다고 해서 하반기 국내 성장률이 크게 하락할지 확신하기 어렵고,민간 소비가 괜찮은 데다 유럽의 불확실성도 다소 해소됐다”며 “한은 집행부로서는 상당히 늦춰진 기준금리 정상화를 계속 진행해야 한다는 시각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상반기 성장률 수치만으로 하반기 경제를 낙관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많다.

 올해 1분기와 2분기에 작년 동기 대비 성장률이 8.1%와 7.2%로 치솟은 배경에는 지난해 같은 기간 성장률이 -4.3%와 -2.2%를 기록한 기저효과가 깔렸다는 설명이다.

 따라서 기대를 웃돈 성장률에도 기준금리 추가 인상이 생각만큼 앞당겨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토러스증권 공동락 연구원은 “지난해 상반기 마이너스를 기록한 성장률이 ‘원위치’로 복귀하는 것에 불과해 두 달 연속 기준금리를 올리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전기 대비 성장률 역시 하반기에는 1분기나 2분기처럼 높은 수치를 기대하기 어렵다.

 한은은 수정 경제 전망을 발표하면서 전기 대비 성장률이 3분기 0.7%,4분기 0.9%로 1%를 밑돌 것으로 예상했다.

 대우증권 윤여삼 연구원은 “2분기까지 성장률 지표의 호조는 이미 알려진 사실로,금통위도 이를 대략 파악하고 기준금리를 올렸을 것”이라며 “추가 금리 인상 시점은 세계 경기의 불확실성과 국내 부동산 정책에 달려 있다”고 진단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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